스쿨존에서 사고 나면 무조건 처벌받나요?

무조건은 아닙니다. 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② 13세 미만 어린이가 ③ 운전자의 의무 위반으로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만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됩니다. 다만 이 세 가지가 맞으면 종합보험에 들었어도 형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런 경우입니다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을 시속 25km로 지나가는데, 주차된 차 사이에서 아이가 갑자기 뛰어나왔습니다. 급제동했지만 접촉했고 아이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제한속도는 지켰습니다. 그런데도 민식이법으로 처벌받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인가요?

조문은 세 가지를 요구합니다

흔히 민식이법이라고 부르는 조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입니다. 문장이 길어서 조건이 잘 안 보이는데,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조건
1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했을 것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
2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어린이일 것
3 운전자가 조치 준수·안전 유의 의무를 위반하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했을 것

여기서 세 가지가 한꺼번에 맞아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어른이 다친 경우 — 2번이 없습니다. 중학생 이상도 마찬가지입니다.
  • 차만 부서진 경우 — 3번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는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를 말합니다. 물적 피해만으로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 보호구역 밖에서 난 사고 — 1번이 없습니다. 학교 근처라도 지정된 구간을 벗어나면 다릅니다.

“무조건”이 아닌 진짜 이유는 3번입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이 3번입니다. 조문은 “의무를 위반하여” 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결과만으로 처벌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은 시장 등이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통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항은 운전자에게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행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지웁니다.

여기서 “안전에 유의”가 속도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 실제 쟁점이 됩니다. 제한속도를 지켰더라도 전방주시를 게을리했거나, 어린이가 보이는데도 감속하지 않았다면 의무 위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주의를 기울여도 피할 수 없었던 사고라면 위반 자체가 없는 것이 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2월 23일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2020헌마460 등). 명확성 원칙과 관련해서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운전자라면 그 구역에서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의 구체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고, 형벌이 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법정형의 폭이 넓어 양형 재량이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형은 이렇게 나뉩니다

법정형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상해의 경우 벌금형이 선택지에 있습니다. “스쿨존 사고는 무조건 징역”이라는 말이 돌지만 조문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도 벌금형 선택과 집행유예·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점을 합헌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들었습니다.

보험에 들었어도 형사 절차는 갑니다

여기가 실제로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접촉사고는 형사 문제가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3조 제2항 단서가 예외 12가지를 두었고, 그중 11번이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운전의무 위반입니다.

즉 스쿨존에서 어린이를 다치게 한 사고는 종합보험과 무관하게 형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보험 처리가 잘 되고 있는데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합의서 양식과 넣어야 할 항목금액·지급기한·처벌불원 의사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것은 블랙박스입니다. 제한속도를 지켰는지, 아이가 보이기 시작한 시점부터 제동까지 얼마나 걸렸는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스쿨존 사고에서 영상이 없으면 운전자가 설명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속도만 지켰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도 같습니다. 30km 이하였는데도 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는 대개 아이가 화면에 나타난 뒤 반응이 늦었을 때입니다. 반대로 영상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 보이면 그것이 가장 강한 자료가 됩니다.

보호구역인지 몰랐다는 말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노면 표시, 표지판, 속도 단속 카메라가 갖춰져 있는 것이 보통이어서 인식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서기 어렵습니다.

피해 아동 측과의 합의는 별개로 굴러갑니다. 보험사가 치료비와 손해를 처리하는 것과, 처벌 수위를 두고 하는 형사 합의는 다른 절차입니다. 아이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이 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사건이 없어지지는 않고, 양형에 반영됩니다.

등하교 시간대는 다르게 봅니다. 같은 장소라도 아이들이 몰리는 시간에 났는지가 주의의무의 정도를 가르는 요소로 들어갑니다.

근거 자료

이어서 볼 것

2026년 7월 3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