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조정 하겠냐고 연락이 왔는데 해야 하나요?

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형사조정은 검찰 단계에서 검사가 회부하는 절차이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입니다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못 받아 사기로 고소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몇 달이 지났는데, 검찰청에서 "형사조정에 회부되었으니 출석하라"는 통지가 왔습니다.

고소를 취소하라는 뜻인지, 안 나가면 사건이 불리해지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경찰 단계가 아니라 검찰 단계입니다

먼저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형사조정은 검사가 하는 절차입니다.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검사는 피의자와 범죄피해자 사이에 형사분쟁을 공정하고 원만하게 해결하여 범죄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수사 중인 형사사건을 형사조정에 회부할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나옵니다.

  • 회부하는 사람은 검사입니다. 경찰이 수사 중인 단계에서는 형사조정이 열리지 않습니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의 일입니다.
  • 당사자가 먼저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가 부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

조정은 검찰청에 설치된 형사조정위원회가 진행합니다. 판사가 아니라 위촉된 조정위원이 양쪽 말을 듣습니다.

아무 사건이나 가는 것은 아닙니다

회부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는 대통령령이 정하는데, 실제로 많이 오는 것은 돈이 얽힌 고소 사건입니다. 차용금·공사대금·투자금 같은 개인 간 금전거래에서 생긴 사기·횡령·배임 고소, 명예훼손과 모욕, 경계 침범, 지식재산권 침해, 의료분쟁, 임금체불 같은 것들입니다.

반대로 제41조 제2항 단서는 회부해서는 안 되는 경우 세 가지를 못 박아 두었습니다.

회부 금지 사유
1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
2 공소시효의 완성이 임박한 경우
3 불기소처분의 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한 경우 (기소유예 사유는 제외)

3번이 중요합니다. 애초에 죄가 안 되는 게 분명한 사건은 조정에 보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정에 회부되었다는 것 자체는 “혐의가 없다”는 신호도, “유죄다”라는 신호도 아닙니다. 돈으로 정리될 여지가 있는 분쟁이라고 본 것뿐입니다.

조정이 되면 사건은 어떻게 되나요

조정이 끝나면 위원회가 그 과정과 결과를 서면으로 만들어 회부한 검사에게 보냅니다(제45조 제1항·제3항). 사건은 다시 검사에게 돌아갑니다.

그다음이 제45조 제4항입니다. “검사는 형사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할 때 형사조정 결과를 고려할 수 있다.

“고려할 수 있다”입니다. 조정이 성립했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는 크게 반영됩니다.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게 되면 더 진행할 수 없고, 그 밖의 고소 사건도 피해가 회복되었다는 점이 처분에 들어갑니다.

합의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항목금액·지급기한·처벌불원 의사를 빠뜨리지 않게

응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줄 수 없습니다

가장 알려지지 않은 조항이 제45조 제4항 단서입니다.

다만, 형사조정이 성립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을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고려하여서는 아니 된다.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거나, 나갔는데 합의가 깨졌다는 이유로 처분을 무겁게 하는 것은 법이 금지하고 있습니다. 조정은 기회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피해자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정에 응한다고 해서 고소를 취소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금액과 조건이 맞지 않으면 성립시키지 않고 나오면 됩니다.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통지가 오면 일정부터 확인하십시오. 형사조정 기일은 대개 한 번, 길어야 두세 번입니다. 못 나가는 날이면 미리 연락해 조율하면 되고, 아무 말 없이 안 나가는 것과는 다르게 처리됩니다.

조정위원은 판단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양쪽 말을 듣고 접점을 찾는 역할입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가려달라”는 자리가 아니어서, 시비를 가리려고 하면 시간만 갑니다. 얼마를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주고받을지, 이 세 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실속 있습니다.

돈을 나중에 받기로 하는 조건은 신중하게 정하십시오. 범죄피해자 보호법에는 조정 성립 서면에 판결이나 공정증서 같은 집행력을 붙여준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조정이 성립한 뒤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그 사실을 검사에게 알리는 것과 별개로 돈을 받아내는 절차는 따로 밟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시금이 가장 안전하고, 분할이면 첫 회를 조정 당일에 받는 편이 낫습니다.

피의자 입장이라면 순서가 있습니다. 검찰 처분 전에 피해가 회복되는 것과 재판이 시작된 뒤에 회복되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형사조정은 처분 전 단계라 그중 가장 이른 기회입니다. 다만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그 자리에서 약속하고 이행하지 못하면, 피해 회복이 안 된 상태가 그대로 남습니다.

조정이 깨져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에게 회송되어 수사가 계속됩니다. 조정 결렬은 결론이 아니라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근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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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