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는 아닌 것 같은데 돈을 안 갚습니다. 민사로 받을 수 있나요?
지급명령이 먼저 볼 방법입니다. 법원이 상대를 부르지 않고 서류만 보고 지급을 명하는 절차이고, 상대가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하더라도 그 시점에 소송으로 넘어가므로 헛걸음이 되지 않습니다.
지인에게 5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 빌릴 때는 정말 갚을 생각이었던 것 같고, 지금도 연락은 받습니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 안 갚습니다.
사기로 고소하기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민사로 가라는데 변호사비가 받을 돈보다 더 나올 것 같아 엄두가 안 납니다.
소송 말고 먼저 볼 것이 있습니다
민사로 돈을 받는 방법이 소송 하나뿐이라고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금전 청구에는 훨씬 가벼운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지급명령, 흔히 독촉절차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462조입니다.
금전, 그 밖에 대체물이나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대하여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지급명령을 할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
돈을 달라는 청구면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핵심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입니다. 법정에 나가서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서류를 내면 법원이 그 서류만 보고 상대에게 지급을 명하는 구조입니다.
상대를 부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인지대도 소송보다 적게 듭니다.
상대가 이의하면 어떻게 되나요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헛걸음이 되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70조 제1항은 채무자가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면 지급명령은 그 범위 안에서 효력을 잃는다고 정합니다. 이 2주는 불변기간입니다.
그런데 제472조 제2항이 이어집니다.
채무자가 지급명령에 대하여 적법한 이의신청을 한 경우에는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이의신청된 청구목적의 값에 관하여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
즉 이의가 들어오면 그 자리에서 소송으로 넘어가고, 소를 제기한 시점은 지급명령을 신청한 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부터 소송을 낸 것과 같아지는 것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이의가 없으면 판결과 같아집니다
민사소송법 제474조입니다.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을 취하하거나,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여기가 목적지입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집행권원이 됩니다. 이것이 있어야 상대의 급여나 예금,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로 갈 수 있습니다.
돈을 받는 데 필요한 것은 “판결”이 아니라 “집행권원”입니다. 지급명령은 그것을 가장 짧은 길로 얻는 방법입니다.
소송으로 가야 한다면 — 3천만원이 기준입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절차를 간소화한 소액사건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소송목적의 값이 3천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금전 등의 지급 청구가 여기 해당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액사건이 되려고 청구를 쪼개는 것은 안 됩니다. 그렇게 낸 소는 각하됩니다. 5천만원을 2천5백만원씩 두 번으로 나눠 내는 식은 막혀 있습니다.
| 지급명령 | 소액사건 소송 | |
|---|---|---|
| 상대 출석 | 없음 | 있음 |
| 비용 | 소송보다 적음 | 인지대·송달료 |
| 걸리는 시간 | 짧음 | 더 김 |
| 상대가 다투면 | 소송으로 이행 | 그대로 진행 |
| 주소를 모르면 | 불가 | 가능(공시송달 등) |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상대 주소를 모르면 지급명령이 막힙니다. 제462조 단서가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서류가 상대에게 실제로 전달되어야 하는 절차라서, 주소불명이면 이 길이 닫히고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상대의 현재 주소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신청은 온라인으로 됩니다. 법원 전자소송에서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어서, 법원에 가지 않고도 서류를 낼 수 있습니다. 서류가 복잡하지 않아 직접 하는 사람이 많은 절차입니다.
필요한 것은 “돈이 오갔다”와 “갚기로 했다”입니다. 계좌이체 내역, 차용증, 그리고 갚겠다는 말이 남은 문자나 메신저. 차용증이 없어도 이체 내역과 대화가 있으면 됩니다. 상대가 “미안하다, 곧 갚겠다”고 보낸 한 줄이 실제로는 가장 강한 자료입니다.
집행권원이 있어도 상대에게 재산이 없으면 못 받습니다. 이 절차가 만들어 주는 것은 받아낼 자격이지 돈 자체가 아닙니다. 급여가 있는지, 통장에 잔고가 있는지, 부동산이나 차량이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이 확인을 위한 절차(재산조회·재산명시)가 따로 있습니다.
형사와 병행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도 민사 청구는 별개로 갑니다. 반대로 형사 고소가 진행 중이어도 지급명령을 같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먼저 써주는 것은 신중하셔야 합니다. 돈을 받기 전에 그것부터 주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오래 묵힐수록 불리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재산 상태가 나빠지고, 다른 채권자가 먼저 붙기도 합니다. 받을 가능성은 대체로 빨리 움직인 쪽에 남습니다.
근거 자료
이어서 볼 것
2026년 7월 3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