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라 안 받았는데 체포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체포영장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을 때 발부됩니다. 전화를 안 받은 것이 곧 체포 사유는 아니지만, 연락이 계속 닿지 않는 상태가 그 요건을 채웁니다.

이런 경우입니다

몇 달 전부터 모르는 지역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보이스피싱이나 광고인 줄 알고 안 받았고, 나중에는 차단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경찰관 두 명이 집으로 와서 체포영장을 보여줬습니다. 저는 무슨 사건인지도 몰랐습니다.

체포영장의 요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1항을 그대로 읽으면 이유가 보입니다.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 체포영장을 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요건이 두 개입니다.

요건
1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
2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거나 불응할 우려

2번이 조문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즉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태는 체포영장을 뒷받침하는 별도의 사정이 아니라, 요건 그 자체입니다.

여기에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출석요구서를 받고 안 나간 경우만이 아니라, 연락 자체가 닿지 않아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태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제200조는 출석요구를 “요구”라고만 정하고 강제력을 주지 않습니다. 가장 약한 수단이 통하지 않을 때 다음 수단이 열리는 구조입니다.

전화를 안 받은 것만으로 곧장 되는 건 아닙니다

오해를 하나 정리해야 합니다. 전화 한 번 안 받았다고 영장이 나가지 않습니다. 1번 요건, 즉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누적된 상태입니다. 전화가 여러 번 갔고,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도 나갔고, 그런데도 반응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과 “불응할 우려”가 함께 인정될 수 있는 자료가 쌓입니다.

주소지에 실제로 살지 않는 경우가 특히 그렇습니다. 우편물이 반송되고 전화도 닿지 않으면, 본인은 몰랐더라도 기록상으로는 연락이 불가능한 사람이 됩니다.

다액 50만원 이하 사건은 요건이 더 좁습니다

제200조의2 제1항 단서는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만 체포할 수 있도록 제한합니다.

가벼운 사건에서는 “불응할 우려”만으로는 안 되고 실제로 불응한 사실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체포됐다고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다릅니다.

체포          →   최대 48시간

구속영장 청구  →   판사가 직접 심문

발부 → 구속 / 기각 → 석방

제200조의2 제5항은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고, 그 기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구속으로 이어지려면 제70조의 사유(주거부정·증거인멸 염려·도망 염려)가 있어야 하고, 제201조의2에 따라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한 뒤 정합니다. 조사를 받고 그날 또는 다음 날 나오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경찰 연락은 발신번호가 낯설게 보입니다. 관서 대표번호가 아니라 내선이나 개인 업무용 번호로 걸려오는 경우가 많고, 지역번호도 사는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이나 상대방 주소지 관할에서 걸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번호라고 다 스팸은 아닙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부재중 번호가 찜찜하면, 그 번호로 다시 걸지 말고 해당 관서 대표번호를 검색해서 담당자를 찾으시면 됩니다. 실제 연락이었는지, 사칭이었는지가 이 한 번으로 갈립니다.

우편물이 더 중요합니다. 출석요구서는 등기로 갑니다. 주소지에 실제로 살지 않거나 우편함을 안 보면 이 단계가 통째로 빠집니다. 실무에서 “몰랐다”는 사람 상당수가 여기에 걸립니다.

본인이 피의자인 줄 모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래전 일이거나, 중고거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쓰였거나, 명의를 빌려준 건이 문제가 된 경우입니다. 기억에 없다고 사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연락이 닿는 순간 위험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요건 자체가 “응하지 않는 것”이므로, 늦게라도 연락해서 날짜를 잡고 나가면 그 요건이 사라집니다. 이미 영장이 발부된 뒤라도 자진 출석하는 것과 붙잡히는 것은 이후 판단에서 다르게 취급됩니다.

체포되면 이유와 죄명,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받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무슨 사건인지만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후 모든 대응이 거기서 시작됩니다.

근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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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