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먼저 때렸는데 왜 저도 쌍방폭행인가요?
누가 먼저 때렸는지는 정당방위의 기준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서로 싸울 의사로 맞붙은 경우 대항해서 한 행위도 방어이면서 동시에 공격이라고 보아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먼저 맞았어도 같이 입건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습니다. 상대가 먼저 제 멱살을 잡고 밀쳤습니다. 저도 밀쳐서 상대가 넘어졌고, 상대는 팔이 까졌습니다.
경찰이 왔고 둘 다 입건됐습니다. 저는 먼저 맞았으니 정당방위인데 왜 저까지 조사를 받아야 하나요?
“먼저 맞았다”는 정당방위의 요건이 아닙니다
가장 크게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을 그대로 보겠습니다.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요건이 세 개입니다. 침해가 지금 벌어지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막기 위한 행위여야 하고, 정도가 상당해야 합니다.
“누가 먼저 손을 댔는가”는 이 세 가지 중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선후는 판단의 출발점일 뿐이고, 실제로 갈리는 곳은 두 번째 요건 — 막으려던 것이었는가입니다.
대법원은 싸움을 이렇게 봅니다
여기에 대한 판례가 명확합니다. 대법원 2000도228은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상대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서로 공격할 의사”입니다. 싸움이 시작된 뒤에는 주고받는 모든 행위가 방어이면서 동시에 공격이 됩니다. 그래서 순서와 무관하게 양쪽 다 폭행이 됩니다.
대법원 2021년 5월 7일 선고 2020도15812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문제된 그 순간에는 상대가 먼저 붙잡았지만, 그 앞에 이미 서로 실랑이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만 떼어내서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정당방위는 언제 인정되나요
조문과 판례에서 읽을 수 있는 방향은 이렇습니다. 싸움에 응하지 않았을 것, 그리고 한 행동이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정도에 그쳤을 것입니다.
대법원은 상당성을 판단할 때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그 밖의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따진다고 합니다. 즉 정해진 공식이 없고 상황 전체를 봅니다.
| 판단에 들어가는 요소 | |
|---|---|
| 앞선 경위 | 그 전에 서로 시비가 오갔는가 |
| 대응의 성격 | 막고 피하는 것이었나, 되돌려준 것이었나 |
| 정도 | 침해를 멈추는 데 필요한 만큼이었나 |
| 시점 | 침해가 끝난 뒤에 한 행동은 아닌가 |
마지막 항목이 실제로 자주 걸립니다. 상대가 이미 물러섰거나 제압된 뒤에 한 행동은 “현재의 침해”가 없어진 상태여서, 앞부분이 정당방위로 인정되더라도 그 부분은 따로 평가됩니다.
폭행죄는 합의로 끝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은 폭행을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정합니다. 그리고 제3항이 중요합니다.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쌍방폭행 사건이 실제로 가장 많이 끝나는 경로가 이것입니다.
다만 다쳐서 상해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를 해도 사건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고 양형에 반영됩니다.
합의서 양식과 넣어야 할 항목쌍방인 경우 서로 주고받는 형태로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영상입니다. 가게 CCTV, 주변 차량 블랙박스, 다른 사람의 휴대폰 촬영. 말은 양쪽이 정반대로 하기 때문에 결국 영상이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가게 CCTV는 보관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필요하다면 되도록 빨리 보존을 요청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진단서를 내는 쪽이 유리해 보이는 구조가 있습니다. 폭행에 그치면 반의사불벌이지만 상해가 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로 병원부터 가는 일이 흔합니다. 다만 상처의 정도와 사고 경위가 맞지 않으면 그 자체가 판단 요소가 됩니다.
한쪽만 신고해도 대개 양쪽이 입건됩니다. 상대가 먼저 신고했다고 해서 상대가 피해자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조사는 양쪽에 대해 이루어지고, 각자 피의자이면서 피해자인 상태가 됩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정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방위로 죄가 없어지는 것과, 처분 수위가 달라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경위와 책임의 정도는 처분과 양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싸움을 피하려 한 정황이 남아 있으면 그것이 가장 강합니다. 자리를 뜨려고 했는지, 말리는 사람이 있었는지, 물러선 뒤에 상대가 따라왔는지. 이런 부분은 영상이나 목격자의 말에서 나오고, 응한 싸움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현장에서 흥분해서 한 말이 조서보다 오래 남습니다. 출동 경찰 앞에서 “내가 더 때렸어야 했다” 같은 말을 하면 그대로 기록됩니다. 상황 설명은 사실만 짧게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근거 자료
이어서 볼 것
2026년 7월 31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