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과실비율은 누가 어떻게 정하나요?
경찰은 과실비율을 정하지 않습니다. 경찰은 법규 위반 여부만 가리고, 보상에 쓰이는 과실비율은 보험사가 손해보험협회의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적용해 정합니다.
교차로에서 직진하는데 옆 차로 차량이 우회전하며 제 차 앞을 스쳤습니다. 블랙박스에 다 찍혔고, 출동한 경찰관도 상대 차량 잘못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보험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과실이 8 대 2로 나왔습니다." 제 과실이 2라는 겁니다.
경찰은 상대 잘못이라고 했는데 왜 제 과실이 생기는 걸까요?
경찰은 과실비율을 정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됩니다.
사고가 나면 경찰이 출동하고 조사를 합니다. 그래서 “경찰이 과실을 몇 대 몇으로 정해주겠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주체 | 정하는 것 | 정하지 않는 것 |
|---|---|---|
| 경찰 | 법규 위반 여부, 형사 처리 여부 | 보상에 쓰이는 과실비율 |
| 보험사 | 과실비율 → 보상액 | 형사 책임 |
| 법원 | 최종 판단 | — |
경찰이 발급하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에는 사고 일시·장소·당사자·차량과 사고 유형이 들어갑니다. 누가 몇 퍼센트 잘못했다는 숫자가 적혀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물론 경찰 조사에서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이 확인되면 그건 과실 판단에 강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과실비율은 아닙니다.
실제 숫자는 ’과실비율 인정기준’에서 나옵니다
보험사가 제시하는 7 대 3, 8 대 2 같은 숫자의 출처가 있습니다.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법원 판례·법령·분쟁조정 사례를 참고해 만든 기준으로, 손해보험협회가 관리하고 금융감독원이 감독합니다. 사고 상황을 유형별 도표로 나눠 기본 과실을 정해두고, 여기에 가감 요소를 붙여 최종 비율을 냅니다.
이 기준이 쓰이는 곳은 네 군데입니다.
- 모든 보험사·공제사의 보상 실무
-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
-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 근거
- 법원의 참고자료
즉 보험사 담당자가 임의로 정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어느 도표를 적용했는지 물어볼 수 있고, 물어봐야 합니다.
기본 과실에 가감이 붙습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여도 최종 숫자가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대표적인 가감 요소는 이런 것들입니다.
- 속도 위반 여부
- 방향지시등을 켰는지
- 어린이·노인 보호구역인지
- 야간이거나 시야가 나빴는지
- 현저한 전방주시 태만이 있었는지
블랙박스 영상이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본 도표를 바꾸는 게 아니라 가감 요소를 입증하는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불복하고 싶을 때 — 여기가 가장 많이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에 신청하세요”라는 안내를 흔히 봅니다. 그런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분쟁심의위원회는 보험회사 사이의 구상금 분쟁을 심의하는 기구입니다. 협정에 가입한 보험사·공제사끼리 다툴 때, 먼저 보상한 쪽이 상대 회사를 상대로 심의를 청구합니다.
개인은 위원회에 직접 신청할 수 없습니다. 내가 가입한 보험사의 보상 담당자에게 *“분심위에 심의를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만 절차가 움직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옵니다.
- 양측이 모두 보험 처리를 해야 회사 간 구상 문제가 생기고, 그래야 심의 대상이 됩니다. 상대가 자비로 처리했다면 이 경로가 열리지 않습니다
- 내 보험사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절차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순서는 이렇게 됩니다.
- 담당자에게 어느 도표를 적용했는지 확인 — 도표 번호와 가감 요소를 물어봅니다
- 다른 판단의 근거가 있으면 자료를 제출 (블랙박스, 사고기록장치, 현장 사진)
- 그래도 다르면 내 보험사에 분심위 심의 청구를 요청
-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 신청
- 민사소송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앞의 사례에서 어긋난 지점은 하나입니다. 경찰관이 “상대 잘못”이라고 한 말과 보험 과실비율은 애초에 다른 것을 가리킵니다.
경찰이 본 것은 누가 법규를 위반했는가입니다. 보험사가 본 것은 손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입니다. 상대가 명백히 잘못했더라도, 내 쪽에 전방주시나 감속으로 피할 여지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그 몫이 과실로 붙습니다. 이것이 8 대 2에서 2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현장에서 경찰관이 하는 말은 과실비율에 대한 판단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이건 저쪽 잘못이네요”라는 말을 듣고 무과실을 기대했다가 어긋나는 일이 대단히 흔합니다. 경찰관 입장에서는 법규 위반 여부를 말한 것이고, 과실비율은 그의 권한이 아닙니다.
그러면 경찰 조사는 의미가 없나요. 아닙니다. 신호위반·중앙선침범·일시정지 위반 같은 법규 위반이 확인되면 과실 판단에 강하게 작용합니다. 다만 그것이 곧바로 비율이 되지 않을 뿐입니다.
교통사고사실확인원은 떼두는 편이 낫습니다. 사고 일시·장소·당사자·사고 유형이 공적으로 확정된 문서라, 나중에 상대가 사실관계를 다르게 주장할 때 기준이 됩니다. 경찰서 민원실이나 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사에는 이렇게 물으십시오. “어느 도표를 적용하셨나요?”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사고 유형마다 도표 번호가 있습니다. 담당자가 임의로 정한 숫자가 아니므로 근거를 물어볼 수 있고, 도표를 확인하면 내 사고가 그 유형에 맞는지 직접 대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형이 적용됐다고 판단되면 그 지점을 다투면 됩니다.
가감 요소를 입증하는 자료를 먼저 내십시오. 기본 도표는 바뀌지 않지만 가감은 바뀝니다. 블랙박스 영상, 상대의 속도, 방향지시등 점등 여부, 어린이보호구역인지 — 이런 것들이 2를 1로 만들거나 0으로 만듭니다.
분심위는 내 보험사를 통해서만 갑니다. 앞에서 본 대로입니다. 담당자가 “그 정도면 받아들이시죠”라고 해도, 심의 청구를 요청할 권리는 있습니다. 요청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근거 자료
2026년 7월 31일 작성